저는 선교사 자녀로 태어나 12살부터 C국에서 자랐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선교 목사이십니다. 여러 나라를 누비며 선교를 하셨고 선교 배에서도 3년 동안 사역하셨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우리 4남매가 생긴 후, 몇 년의 공백 끝에 L이라는 선교 배를 타고 선교하실 계획이셨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계속 그 길을 막으셨고, 기도하며 기다리니 다른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그곳이 C국이었습니다. 처음 C국에 간 것은 초등학교 때 부모님의 단기 선교를 따라갔을 때였습니다. 그날 느꼈던 건 눈이 많이 부시고 몹시 덥고 한국보다 많이 열악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C국에 갔을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단지 부모님을 따라서 선교지에 가게 되었지만, 너무 값진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C국에 가자마자 H국제학교에 6학년으로 8월에 재학했습니다. 처음 새로운 곳에 와서 영어로 공부하는 게 저에겐 큰 고비였습니다. 영어는 책으로만 읽고 문법만 배워서 발음이 좋지 않아 친구와의 교제가 어려웠고, 오히려 제가 영어를 해도 한국인 친구가 영어로 다시 설명해주는 상황이 많았습니다. 때론 어린 마음에 자존심도 상하고 저 자신이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한국인 친구들은 제가 사소한 것 하나를 물어도 귀찮아하지 않았고, 외국인 친구들도 제가 못 알아들어도 자꾸 말을 시켜줬습니다. 서툰 영어였지만 계속 말을 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키워줬습니다. 그렇게 저는 정말 즐거운 초등학교와 중학교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새로운 환경으로 간 것도 있지만, 정말 많은 기도 덕분에 즐겁고 빠르게 C국에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