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선교사의 자녀로 외국에 나가 사는 제 삶이 정말 너무나도 불공평하고 남들과는 다르게 힘들다고만 생각해왔습니다. 그러나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제 삶은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최고의 축복이라고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10살 때 처음 외국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엄마 손잡고 나간 외국은 너무나도 낯설었습니다. 그 중 제 기억에 크게 자리 잡은 것은 ‘차별'이었습니다. 학교 첫날에 처음 보는 아이들이 저에게 돌을 던졌고, 놀이터에 발을 내딛는 순간 아이들이 모두 도망가고, 버스에 먼저 타겠다며 한 남성이 제 머리채를 잡기도 했고, 모르는 사람인데 다짜고짜 머리에 침을 뱉고 도망가기도 하고, 또 중국 창녀라며 아이는 어디에 있느냐고 대놓고 손가락질하기도 했습니다. 저와 달리 연락하는 친구가 있던 언니를 저는 늘 동경하고 부러워했습니다. 여러 가지 일로 너무 억울한데 말할 곳은 없고, 부모님은 바쁘시다는 생각에 어린 마음에 가졌던 ‘친구'에 대한 부러움은 저를 관계에 더욱 집착하게 했습니다.
4년 후 선교지가 L국으로 바뀌고, 드디어 기대하던 첫 친구를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인간관계에 대한 집착이 유독 심했던 저는 그 친구와의 균형이 무너진 일방적인 관계로 상처받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결국, 1년 만에 그 친구와의 관계는 어긋나고 저는 모든 사람을 향한 마음을 닫아버렸습니다. 그 후로 점점 사람들과 멀어지고 저만의 상상 속에 살면서 소심해졌습니다. 타인에게 선을 긋고 살면서 미움은 끊임없이 커져만 갔습니다. 부모님은 늘 네가 사랑하라며 제 편을 들어주지 않으시고, 저보다 현지인들만 더 생각하고, 하나뿐인 언니는 학교에만 가면 아는 체도 안 하고, 친구라고 부를 사람은 없고, 또 하나님이라는 신은 아무리 불러도 응답이 없으니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결국, 이 세상을 저 혼자 살아가는 듯한 외로움에 우울하게 지냈습니다. 게다가 학교에서는 말을 하지 않아 졸업을 앞둔 어느 날, 2년 동안 제 담임이었던 선생님이 제가 벙어리인 줄 알았다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집에서는 조용하지 않았습니다. 힘든 일이 있거나 억울한 일이 있을 때면 울면서 화를 냈습니다. 분이 차는데 내뱉을 곳은 없으니 가장 가까이 있고 편한 가족에게 모든 감정을 쏟아 부었습니다. 상황을 얘기하면 늘 똑같은 ‘네가 사랑해야지', ‘네가 참아야지'라는 말을 하시니 그게 듣기 싫어서 그냥 감정부터 마구 쏟아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가족 간의 싸움으로 번지고 불화로 이어졌습니다.